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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애리조나 앤텔롭 캐년 Antelope Canyon 현지 가이드 투어를 꼭 해야 하는 이유 / 앤텔롭 캐년의 비극적인 사고

by 한나우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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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그랜드 캐년보다 관광객 수는 적겠지만,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녀 인기가 많은 앤텔롭 캐년 Antelope Canyon. 나바호 인디언들의 가이드 없이는 입장이 불가능해서 사전 예약을 부지런히 해두어야 한다. 서둘러해두지 않으면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어려울 수 있는데, 간혹 취소표가 나오기도 하니 촉박하다고 해도 포기하지 말고 확인이 필요한 곳이다.
 

일찌감치 도착해 건물 앞에서 투어 가이드를 기다리는 중. 안에는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있다.
마스크가 필수였던 시절
공룡 전화기의 한계

물이 만들어낸 소용돌이치는 사암 벽. 성능 좋은 카메라가 찍은 사진들은 정말 신비롭고 아름답다. 하지만 전 망했어요.

이게 최선입니까? - 오래된 전화기로는 그렇습니다
윈도우 배경화면과는 참으로 다른 화질

 아름다운 곳이지만, 이 지형 자체가 홍수로 인한 침식으로 생긴 곳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굉장히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1997년 8월 12일, Lower Canyon을 관광 중이던 프랑스, 영국, 스웨덴, 미국 관광객  1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나바호 가이드가 아닌 LA 소재 트랙 아메리카 TrekAmerica 소속 가이드 Pancho Quintane가 동행했는데 유일하게 그만 간신히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40피트 높이 거센 물살에 휩쓸린 비극이었다. 살아남은 가이드의 옷과 신발도 모두 사라지고 온몸이 상처 투성이었다고 하니 물이 얼마나 강력하고 상황이 급박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마른 개울이나 물이 몇 인치밖에 안 되는 개울을 건너려고 할 때 갑자기 콸콸 물소리가 들리고 홍수가 덮쳐온다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돌발 홍수 사건으로 최소 68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왜 그들은 하필 그런 날 땅 밑 캐년으로 내려갔을까? 안타깝게도 캐년 지역에 비가 내린 것이 아니라 페이지에서 남동쪽으로 15마일 떨어진 고원에 뇌우가 쏟아져 내렸고, 그 빗물이 캐년으로 급하게 흘러들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 화창했던 하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물론 인근 지역의 날씨와 돌발 홍수의 위험을 알고 있었던 Navajo 당국은 TrekAmerica 투어 그룹에게도 폭풍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가이드된 지 1년 남짓, 앤텔로프 캐년투어도 기껏해야 2, 3번 진행한 신참 가이드는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몰랐던 모양이다. 생존자 이름을 검색해 보니 몇 년 후 책을 펴냈는데 제목은 <Breathe for Me: Surviving the Antelope Canyon Tragedy>
https://www.amazon.com/Breathe-Me-Surviving-Antelope-Tragedy/dp/0988860503
 

캐년 바깥쪽 인근에 사망자들 이름이 적힌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우리가 가는 날에도 비소식이 있어 취소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관광하는 동안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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