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336

이제 편안히 어제 오후,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내쉬고 모든 짐을 내려놓으셨다. 1950년 전쟁을 피해 내려갔던 시골 어느 빙판길에서 크게 미끄러지며 날카로운 것에 찔린 어린아이. 그렇게 얻은 장애 탓에 거의 평생을 절뚝이며 걸어오신 길이 조용히 끝을 맞았다. 아니, 끝이라 하기엔, 오빠와 나와, 손자 손녀들에게까지 큰 사랑, 손길, 세포들도 오래오래 이어질 테니 너무 서럽게 단정 짓지 않으려 한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린다. 아직 우리의 이 길은 이어져 있으니 같이 계속 걸어요. 장애도 설움도 없이, 아버지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이들 안에서 살아 주세요. 88 올림픽 개막식 같은 특별 방송에, 마농의 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로미오와 줄리엣, 대부 등 온갖 영화들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서 챙겨보시던.. 2024. 10. 15.
영등포 김안과 5년치 병원 방문을 다하는 와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막내의 나쁜 시력 발견. 급히 영등포 김안과에 예약을 잡고 학교도 조퇴해가며 평일 이른 오후에 방문을 했다. 2024. 9. 29.
미국 페이스북 개인 간 중고차 거래 후기 차 없이 살기 힘든 미국에는 그만큼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카맥스나 카바나 같은 중고차 매매 회사들이 많다. 이런 업체들의 장점은 원하는 날짜에 바로 수표 받고 차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원하는 만큼의 가격을 많이 받기 어렵다는 것. 때문에 개인 간 중고차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아무리 개인 거래가 '현금으로 돈 받고, 차 열쇠랑 핑크 슬립만 넘기면 끝'날 정도로 쉽다지만 언어도 100% 통하지 않는 이방인이 강도나 위조지폐 등 사건 사고의 위험을 감수해 가며 차를 무사히 팔 수 있을까? 꺼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기의 코 언저리까지 오고 가며  페이스북 중고 거래를 다수 해 본 나의 감을 믿고, 차라고 뭐 별다를 게 있냐 싶어서 -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카바나, 카맥스에도 약속은 잡.. 2024. 8. 20.
아이들 기록 2024. 7. 27.
서울, 병원, 그리고 5년 만에 돌아온 서울을 누릴 겨를도 없이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여든넷 말기 신질환 환자로 재작년부터 일주일 세 번 투석을 받으며 손자 손녀들 직접 볼 때까지 버티겠다고 홀로 생각해 오셨다더니, 만나기도 전에 우리가 왔다는 소식만 듣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가실 줄은 몰랐다. 극도로 쇠약해지신 상태에서 찾아온 급성 담낭염. 병원의 의사도 환자의 체력도 모자라 수술도 할 수 없어 관을 꼽고 배액 하는 시술만 겨우 가능했다. 며칠간 입원하시며 항생제를 투약해 염증은 간신히 가라앉았다지만 오랜 병상 생활로 인한 근육의 소실과 통증 탓에, 원래도 불편하셨던 다리가 이젠 제 기능을 못한다. 휠체어가 아니면 거동도 힘드신 상황이다. 입원하면 자주 나타난다는 섬망 현상 때문에 나에게 몇 번이나 알 수 없는 말을 하셔.. 2024. 7. 20.
저가항공 Spirit 라스베가스 - 시카고 후기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케서방이라 불리던 니콜라스 케이지의 피폐한 모습과 엘리자베스 슈의 위태로운 외로움이 배경 음악과 어우러져 보는 나까지 숨 막히게 만들던 영화, Leaving Las Vegas. 영화 속 인물들을 카지노, 바, 거리에서 실제로 만나게 되는 베가스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매우 인상적인 관광지인 건 부정할 수 없다. 3년 전엔 서부 여행을 위해 차로 왔다가 이번엔 시카고에서 비행기로 건너왔는데, 기본료는 싸지만 추가 비용으로 악명(?) 높은 Spirit 항공을 이용했고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일단 시카고에서 출발할 땐 제시간에 출발해 심지어 일찍 도착했고, 베가스에서 시카고로 돌아올 땐 38분 정도 늦게 출발한 데다가, 시카고 공항에서 내리지 못하고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지만 참을 수 있는.. 2024. 6. 29.
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던, 때로는 나도 그리거나 만들 수 있겠다고 할만한 작품들이 전시된 MCAC.인근 주차장에 10시간 가까이 주차를 하고 걸어다녔던 하루. 다운타운은 주차비도 비싸고 사람들이 운전도 험하게 하며 경찰 사이렌 소리도 심심치않게 듣게 된다. 비싸도 안전한 곳에 주차하거나 차라리 대중교통이 나을 듯. 아이들은 원래 무료. 캐피탈 원 카드에서 제공하는 컬쳐비스트 혜택 덕에 어른 입장료도 내지 않았다. 입장을 허락하는 표식. 옷이나 가방에 부착하면 되는데 따로 확인하는 사람 없음.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작가를 발견해 즐거웠고 보람도 있지만 시카고 굴지의 미술관은 역시 Art Institute of Chicago였다. 2024. 6. 14.
Chicago Architecture Tour 시카고를 여행하는 사람, 시카고에 사는 사람, 모두 손꼽아 추천하는 Architecture Tour. 보통 90분 정도 진행되므로 해 지는 시간을 포함해 예약하면 밝은 낮의 건물들, 석양에 물든 건물들, 야경까지 다 볼 수 있다. 미리 좋은 시간대에 예약하자. 우린 8시 반에 해가 지는 날 7시 반 배를 타려고 했는데 여유 부리다가 그 시간 표를 놓치고 7시 배를 타야했다. 배위에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줄었지만, 다행히 금빛 석양에 물드는 건물들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고 아이들과 너무 눚지 않게 숙소로 돌아갈 수 있어서 만족했다. 2024. 6. 13.
인디애나폴리스 어린이 박물관 The Children's Museum of Indianapolis 2024. 6. 8.
Pure Michigan 하와이,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 48개 주 여행의 마지막은 큰 호수들의 도시 미시간. 남한 면적보다 넓은 면적이 물로 뒤덮인 '맑은' 곳이다. 보고 싶었던 지인의, 인형의 집처럼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3층집에서 머물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독일인 비중이 높다더니 의외로 지인의 동네엔 인도인 일본인 비중이 높고 7학년 큰아이 한 반에 한국인이 6명. 최상위 주립대를 보유한 주 답게 학구열이 상당히 높고, 인구가 많으니 없는 마트가 없고 전세계 식당들도 즐비하다. 날씨가 좋으면 감복한 사람들이 종교에 귀의해 감사하며 여유자적 사는 경향이 있고, 춥고 흐린 곳에선 공부 말곤 딱히 할 것도 없고 감사할 마음도 들지 않아 이성적이고 냉소적인 학자들이 많이 탄생한다던가. 맑은 날이 1년 중 65일 정도. 도착한 날은.. 2024. 6. 8.
클리브랜드 미술관 The Cleveland Museum of Art / 오하이오 OH 둘째가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 2024. 6. 7.
Disney World 2024. 6. 7.
Abraham Lincoln Birthplace 2024. 6. 3.
디즈니 월드 기록 (기념품, 아이들이 편집한 사진, 놀이기구 정보 etc.) 귀여운 만달로리안 가방밀레니엄 팔콘은 언제 보아도 참 실감나게 잘 만들었다아주 늦은 시간 혹은 평일 등 비수기가 아니면 언제나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이럴 땐 사진을 찍거나 게임을 하면 좀 덜 지루하다.둘째가 밀레니엄 팔콘 탑승을 기다리면서 편집한 사진들  아래 사진부터는 다른 어트랙션. 이제는 버츄얼 큐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냥 탈 수 있는, 우리에겐 혁명과도 같았던 놀이기구. Star Wars: Rise of the Resistance at Disney's Hollywood Studios 스포일러 없이 타는 걸 추천합니다 아래는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그러나 역시 극악의 대기 시간을 자랑하는 Slinky Dog. 아이들도 탈 수 있는, 제법 빠른 롤러 코스터 2024. 5. 25.
Junior Ranger / National Parks, States Parks 아이들과 함께 미국 국립공원 혹은 주립공원을 방문할 때 기억하면 좋은 활동, 주니어 레인저. 2024. 5. 23.
아들의 사랑 몸살이 났다. 아파서 누워 있었더니 엄마 아파? 약 갖다 줄까? 하며 아들이 머리맡에 뭔가를 갖다주었다. ... 고마워 아들. 먹고 얼른 나을게. 2024. 5. 21.
깻잎 키우기 한인마트가 없는 탈라하시에서 깻잎은 귀한 몸. 많은 한인들이 직접 깻잎을 키운다. 플로리다의 햇빛과 습도는 깻잎을 거의 저절로 키워주는 조건이다. 바쁜지라 손도 거의 안 댄 화분에서 알아서 자라난 깻잎들. 작년에 피고 졌던 깻잎이 씨앗을 남겨 이만큼 자랐다. ALDI에서 사온 파도 댕강 잘라 뿌리를 대충 심어주면 무럭무럭 자란다. 2024. 5. 19.
Card etc. 2024. 5. 17.
탈라하시 식당 / 볼케이노 핫팟 매운맛 된장맛 등등 다양한 육수의 샤브샤브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볼케이노 핫팟.육수도 해산물도 고기도 채소도 뷔페 식으로 진열돼있어서 양껏 가져다 먹으면 되고, 치킨이나 전같은 요리, 아이스크림이나 빵 등 간단한 디저트도 있다. 2024. 5. 15.
미국 장거리 여행 소소한 요령들 / 로드트립 팁 2 1. 여행 계획표를 출력해서 구겨지지 않도록 클리어 파일 같은 곳에 넣어 들고 다니면 한눈에 보기 편하고, 빈 공간에 간단한 메모도 작성해서 여행 일지를 작성할 수 있다. 영수증도 같이 넣어두면 그날 그날 돈 계산도 된다.2. 앞서 설명한 인터넷 일시 정지 기능을 신청하면 집을 비우는 기간 동안 인터넷 요금이 줄어든다. (한달 이상 여행을 한다면 아예 해지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 1년 약정을 걸고 은행 자동이체, 본인 기계를 이용하면 40달러 정도인 요금이 25달러까지도 내려가는데 약정을 채우지 않고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하니까, 이 경우 일시정지가 더 저렴하다)3. Car rental, 렌터카를 고려하자. 자세한 내용은 아래 첫 글에서.https://here-now.tistory.com/m/26 한 달 .. 2024. 5.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