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동계 올림픽으로 익숙한 유타 솔트레이크 시티는 여러모로 독특한 도시다. 일단 미국의 주도들은 보통 최대 도시가 아닌데, 솔트레이크 시티는 유타 주의 주도인 동시에 최대도시. 이름은 영어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소금 호수'와 연관돼 있다. 도시 근처에 그레이트솔트 호 Great Salt Lake라는 호수가 있어서 거기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덕분에 오래전부터 소금을 재료로 삼는 화학 공업이 발달했고 서부개척시대에도 교통의 요지로 역사적인 역할을 많이 한 곳. 미국 답지 않게 대중교통도 잘 갖춰져 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도시가 정말 정말 깨끗하다. 딱 봐도 다른 미국 도시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거리가 깨끗하고 치안도 좋은데, 이 배경에는 보통 몰몬교라고 부르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가 있다. 몰몬경 Book of Mormon을 경전으로 받아들이는 종교라서 흔히들 몰몬교라고 부르고 나 역시 평소에는 몰몬교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교인들은 자신들을 후기성도 Latter-Day Saints 혹은 줄여서 LDS라고 부르고, 교회의 명칭 또한 공식 명칭 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의 사용을 요청한다고 한다. 아무튼 그 후기성도들이 공들여 갈고닦은 도시이고, 본부도 여기 위치한지라 신자들도 비교적 많고, 도시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어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한다.
나에게는 장서가 50만 권이 넘는, 크고 아름다운 6층짜리 도서관을 지닌 도시로 기억에 남아있는 곳.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나도 굉장히 공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축가, 도시계획가, 교육자로 유명한 모쉐 사프디 Moshe Safdie가 설계해 200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찾아보니 2015년 미국건축가협회 금상, 2020년 자유과학관 천재상 등등 상도 참 많이 받으셨다) 건축이나 책에 큰 관심이 없어도 여기저기 조각상이나 그림들, 전시회, 작가와의 만남,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 등 이벤트가 꽉 차 있어서 한 번쯤 들러보기 좋은 공간이다.
도서관 건물 전체가 굉장해 보였지만, 삼 남매 덕에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불리는 아이들 공간에 주로 있었는데, 정말 집 근처에 이런 도서관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요모조모 정성이 가득했다. 아주 어린애들뿐 아니라 청소년 전용 공간도 있고 가보진 못했지만 옥상정원도 있다
지하 주차장은 처음 30분 무료. 도서관 인근 거리에도 주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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