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사진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그림 한 점. 이것은 미국 카페에서 겪은 작업(?)의 흔적이다.
작년 8월, 친구들과 파네라에서 무료 커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다가와 이 그림을 건넸다. 옆 테이블에서 그가 슬쩍슬쩍 우리를 쳐다본다는 건 눈치채고 있었는데, 미국인들이 대부분인 카페에 동양 아주머니들이 한국어로 떠들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지,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 그것은 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의 시선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본인이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며, 연습한 그림을 주는 거라고 수줍게 말하는 청년의 영어는 완벽하지 않았다. 아마도 스페인어 문화권에서 건너와 공부를 하거나 여행을 하는 중인 듯했다. 우리 세 사람의 개성이 잘 드러난 그림, 내가 대표로 받았던 것 같은데 원본이 어디 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화가님. 그래도 사진으로 남겨두었어요. 해시태그도 남겨주셔서 인스타도 찾아보았어요.
나이 들어 카페에서 작업을 거는(?) 사람을 다 만나다니. 그것도 이렇게 멋진 느낌으로.... 우리 아직 살아있구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도 엄연한 찐 작업이다. 암, 그렇고말고)
참고로 미국의 전국적인 체인점인 파네라에서는 수시로 신규 회원에게 무료 커피 구독 기회를 제공한다. 구글에서 Fanera offer 검색하면 때로는 1달, 때로는 4달, 통 크게 퍼주니 근처에 파네라가 있다면 꼭 음료 무제한 무료 구독의 기회를 누리자. 혹시 압니까? 저 화가 란도씨가 카페 안 어딘가에 앉아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작업을 하고 말을 걸어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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