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박물관이 다 있지? 싶었던 세인트 루이스의 시티 박물관 City Museum. 이곳에 사는, 낭군 지인 추천으로 갔는데 솔직히 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일단 입구에서부터 특이한 철근 구조물과 알 수 없는 조형물들이 난개발 한 것처럼 산재해 있다.
입장료는 아이든 어른이든 상관없이 20달러에 텍스는 별도. 주차비도 받는다고 되어 있었는데 직원이 부족해서인지 평일이어서인지 주차는 무료였다. 5인이 입장하니 텍스 포함 $109.68. 이렇게나 돈을 받는다는 건 전시 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했는데 웬걸. 낡은 공장 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서 여기저기 오래되고 위험한 티가 많이 났는데, 냉방시설도 잘 안 갖춘 건지 대체로 굉장히 더웠다. 건물 안에 신체활동 할 것이 많은데 이날만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아무튼 한여름에 방문하는 건 나쁜 선택이었다. 애들이 땀을 뻘뻘 흘리다 못해 옷 입고 목욕한 수준. 물을 얼마나 마셔댔는지 모른다.
게다가 조형물들이 다 그로테스크하고, 조형물 안은 물론이고 벽이나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 마치 토끼굴처럼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게 만들어 두었는데 입구와 출구가 한 개씩이 아니고 여러 개라 길을 잃거나 일행 잃어버리기 딱 좋은 이상한 건물이었다.
같은 입구로 들어간 세 녀석이 각자 다른 곳에서 튀어나오고 심지어 바닥의 좁디좁은 구멍으로 들어간 막내가 한참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아 온 가족 가슴이 철렁한 걸 생각하면... 어휴. 다신 이곳 방향으로 고개도 돌리기 싫다.
서커스 공연이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뭔가 애잔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학교 동아리 수준도 안되는 듯. FSU 서커스도 학생들이 하는 거였지만 제대로 갖춰서 했는데 여기는 뭔가 더 어설프고 행여 다칠까 조마조마.
서커스를 진행하는 '서커스 하모니'라는 단체가 아예 이 건물에 상주 중인 듯. 연습실로 보이는 공간이 따로 있고, 섬머 캠프 홍보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 공연 중에도 서커스 배우러 오라고 연신 홍보.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기록했나. 기괴하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잘 맞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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