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미국에서 공짜로 영어공부 하기 / 미국 도서관 예찬 1

by 한나우 2023. 6. 29.
반응형

미국에 왔을 때, 마트도 좋고 공원도 멋지고 레고랜드 디즈니 월드 신기방기 재밌는 장소들이 많았지만 가장 큰 기대를 품고 달려간 곳이 있었다. 바로 도서관!

Leon county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메인 도서관 전경과 로고

 

수많은 책과 자료를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곳


도서관 이용 방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통 크게 빌릴 수 있다는 점? 일단 도서관에 직접 가거나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도서관 멤버 등록을 하고 실물 카드 혹은 앱을 다운로드를 하면 (2023년 현재 기준) 책, DVD, CD 등등 다양한 물품들을 50개까지 무인 대출기로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50개가 다 찼는데 더 빌리고 싶다? 이럴 때는 도서관 사서 책상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책 더 빌리고 싶어요"라고 한국어를 알아들으면 좋겠지만 말하면 흔쾌히 추가로 책을 더 빌려준다.

내가 알기로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관대한 시스템인데, 팬데믹 시기 한국의 한 언론사가 마치 코로나로 인해 대여 권수 제한이 없어진 것처럼 해외 토픽 기사로 다뤄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얘기인즉슨, 한 아이가 책을 수십 권 골라왔고 그걸 사서가 '코로나로 인해 답답해할 아이를 위해' 대출해 줬다는 것. 사진에 찍힌 사서와 아이의 어색한 표정도 그렇고 어딘가 조작의 느낌을 물씬 받았다. (코로나 아니어도 원래 그랬다고요.)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들도 있는데 사진이 없네 없어


다양한 ESL 수업도 무료


책과 자료 말고도 내가 도서관을 정말 사랑하는 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ESL 수업들 때문. 자원봉사자들 사정에 따라 바뀌지만 현재 Leon County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수업만 14개다!




보통 한 시간 동안 진행되지만 그 이상인 경우도 많으니, 돈 주고 다른 기관에 등록하지 않아도 일주일에 14시간 이상 원어민들과 다양한 영어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 나처럼 집에 있으면 시름시름 앓고 돌아다녀야 힘을 얻는 자동차 배터리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인근 도서관 수업에 참여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동네는 물가도 싸고 날씨가 온화해, 워낙 은퇴촌으로 인기가 많아서 도서관 선생님들도 주로 어르신들이 많으신데 그러다 보니 인생 온갖 지혜도 배울 수 있고, 간혹 젊은 사람들도 자원봉사를 하기에 젊은 사람들 삶도 엿볼 수 있다. 나이불문 성별 불문, 언어는 물론이요 미국 문화 전반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심지어 참여하는 학생들을 통해 미국이 아닌 아예 다른 나라의 언어나 문화 체험도 한다.

화요일 Shari 선생님과의 수업
평소엔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날은 시리아에서 온 가족들이 단체로 참여해 교실이 꽉 찼다
모두가 돌아가며 자기 이름과 나라를 적었다. 선생님은 판사로 일하시다가 은퇴하신 미국인. 학생들 국적이 정말 다양했다.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시리아, 브라질, 헤이티, 한국
시리아에서 온 가족들은 아이들과 함께 왔다. 나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늘 데리고 다니는데, 4년 가까이 엄마를 쫓아다니면서 도서관이 자기집 안방같아진 아이들은 더 이상 엄마 옆에 붙어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 책 코너에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 교실에서 오락하는 걸 더 좋아한다.










728x90
반응형